수도권 불교 활성화를 위해 교구본사급 사찰을 지정하고, 지역별 관할구역을 정해 관리하자는 방안이 대두됐다.

△10일 불교사회연구소가 제안한 수도권포교활성화를 위한 조직제도 개편안.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스님)는 10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할교구 제도와 조직을 중심으로 수도권불교활성화 방안’을 공식 제안했다.

서울ㆍ경기 지역을 직할교구ㆍ2교구 용주사ㆍ25교구 봉선사가 관리하는 상황에서, 광명ㆍ과천ㆍ하남ㆍ구리ㆍ안산ㆍ군포ㆍ의왕ㆍ동두천 등 포교 누락지역을 편입하고, 중첩지역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연구소가 제안한 활성화 방안은 이웃종교인 천주교 서울교구조직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제안서는 특히 직할교구가 담당하고 있는 서울과 인천지역 조직개편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계사와 봉은사, 전등사를 교구본사대리사찰로 지정, 강북지역과 강남지역, 강서ㆍ인천지역을 관할하게 했다. 또 인사권은 직할교구장에게 부여하되,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실무권한을 본사대리사찰에게 이양할 것을 제안했다.

본사대리사찰 산하로 지역별 사무소를 두고, 공식회의체인 지역연합회를 신설한다. 종로구ㆍ중구를 1지역으로 묶고, 서대문구ㆍ은평구, 마포구ㆍ용산구 등 인접 단위를 한 개의 지역으로 묶는 식이다. 연구소는 서울ㆍ인천 지역을 총 18개 지역으로 나눠 관리하는 방안을 예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해당 지역에 위치하지만 타 교구에 소속된 사찰에 대해 중ㆍ장기적으로 지역별 교구본사 편입 필요성도 주장했다. 지역과 별도로 타 교구의 관할을 받기 때문에 지역별 현안 등에 있어 힘을 합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법안스님은 “현재 직할교구는 결계포살과 분담금을 관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수도권 포교현황과 교세약화가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교구 종무행정을 이끌 컨트롤타워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직할교구 조직 개편을 통해 불교와 지역사회의 연관성 제고는 물론 포교 활성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님은 이어 “행정ㆍ경제ㆍ문화의 80%가 집중된 수도권 포교에 실패하면 불교가 개신교와 천주교에 밀려 3순위 종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개별 사찰 위주에서 지역별 성과제도 등으로 변화해 역량을 한 데 모아야 한다. 종무행정 분야의 쇄신으로 대단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소는 9일 조계종 부ㆍ실장 간담회에서 제안사항을 브리핑했으며, 제도 개혁과 관련이 있는 총무부ㆍ기획실ㆍ포교원ㆍ교육원 등에 전달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수도권 포교활성화 일환으로 불교사회연구소가 제안한 교구본사대리사찰 및 지역구분도.

실제 200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불교는 국내 종교인구의 절반을 차지하지만, 지역을 수도권으로 한정할 경우 개신교보다 8% 낮게 조사됐다.  이런 차이는 1985년 이후 매 10년 마다 1~2%씩 격차가 벌어진 결과다. 천주교와 개신교를 합할 경우 그 차이는 20%로 벌어진다.

특히 인천지역의 경우, 종무행정을 이끌 주체가 없어 불교는 개신교와 천주교에 이어 세 번째 종교로 뒤처졌다.

최동진 기자

최동진  btnnews@btn.co.kr

<저작권자 © BTN불교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