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에도 사회의 한 축을  담당했던 불교의 역할을 시기별로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사찰 재정의 감소하고 불교의식이 축소됐지만, 오히려 승려의 수는 증가하는 등 불교의 영향력을 쉽게 지울 수 없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이동근 기잡니다.

조선시대 사찰의 특정 불사를 조성하고 민생의 경제적 도움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보’가 국가의 개입으로 높은 이자율과 숭유억불정책의 시행으로 쇠퇴하기 시작합니다.

특히, 국가가 무이자로 시행되는 ‘의창제’를 확대해 ‘보’는 빠르게 쇠퇴했고 이는 사찰의 재정 감소와 불교의식 축소를 일으켜 불교의 영향력이 위축됐습니다.

어제 동국대 불교학술원에서 ‘조선시대의 국가와 불교’를 주제로 불교사회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이병희 한국교원대 교수는 사찰이 운영한 ‘보’의 쇠퇴과정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int- 이병희 교수/ 한국교원대 역사교육과
(‘보’의 쇠퇴는 1/3의 이자율로 이자를 확보하고 원본을 손상 없이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의미하고 이것은 일차적으로 사원의 재정수입의 감소를 초래하고 다양한 불교행사를 못하게 만들었고...)

손성필 연구원은 조선시대 승정체제의 개혁은 불교 억압이 아닌 국가정비와 재정마련을 위한 것으로 불교계에 미친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사찰에 대한 관리와 지원은 중단됐지만 승정체제의 복구를 향한 정치권 내의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승려의 숫자는 오히려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int- 손성필 / 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중종반정 직후 조정의 논의 기사를 보면 “근년에 사사가 철거되고 승도가 끊어졌다”는 서술이 보이는데 이는 연산군대에 도성내의 사찰이 철거되었고 선교양종이 폐지되면서 도성과 조정에서 승도가 끊어졌다는 의미일 뿐, 모든 사찰이 철훼되고 모든 승려가 환속했다고 이해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세미나는 조선시대 불교가 억압만 받았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 시기에 따라 변화해 사회적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시사했습니다.
 
BTN 뉴스 이동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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