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석 위원, 27일 불교사회硏 세미나서

만해 스님의 조선 독립의 서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를 불교 사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김순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227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주최한 불교계 3.1운동과 항일운동학술세미나에서 조선 독립의 서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에 나타난 불교적 평화사상을 살폈다.

만해 조선 독립의 서등 분석
자유·평화론, ‘세계평화를 지향
침략은 탈정의패배 예견해
지방학림 역할 조명 연구 발표도

만해 스님의 조선 독립의 서1919710일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 검사장의 요구에 의해 집필된 것으로 조지훈은 이를 당대 명논설로 꼽은 바 있다. ‘대한승려연합회 선언서3.1운동 직후 일제 탄압을 피해 중국 상하이로 망명한 스님들이 191911월 발표한 선언이다.

김순석 연구위원은 이들 조선 독립의 서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가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면서도 상대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있었던 부분에 주목했다.

조선 독립의 서에 대해 김순석 연구위원은 한용운은 철저한 평등주의와 구세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불교야말로 우리의 전통사상으로 봤으며, 미래는 불교가 주창하는 자유·평든·평화가 실현되는 사회라고 생각했다면서 이러한 실현은 민중에 의한 점진적 혁명에 의해 주체적으로 이뤄진다고 함으로써 외세 간섭과 침략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했다. 또한 한용윤의 자유론은 세계평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주의 결함들을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대한승려연합회선언서에 대해서는 일제 식민 통치의 부당성에 항거하는 투쟁 선언을 넘어 세계평화를 지향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봤다.

김순석 연구위원은 선언서가 인쇄된 곳은 상하이였으며, 당시 영어와 한문으로 번역돼 파리강화회의에 제출하려 했다. 이는 국내 투쟁노선에 자극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의 여론에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내용도 일제의 잔혹한 통치에 의연히 맞서는 불교도들의 격조높은 무저항 정신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3.1운동 직후의 지방학림의 역할을 조명하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한상길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김룡사(金龍寺)3·1운동주제 발표에서 김룡사의 3.1운동은 1919413일 김룡사 지방학림 학생들이 일으킨 만세운동이라고 주장했다.

한상길 교수에 따르면 당시 김룡사 주지 혜옹 스님의 만류로 사중 스님과 지방학림 학생들의 만세운동은 중단됐고, 이로 인해 학생들은 일본 경찰에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한상길 교수는 김룡사의 사례는 불교계가 지방학림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을 펼쳤던 사례임을 주목했다.

그는 한용운과 유심사에 모여 만세운동을 기획했던 중앙학림 학생들은 대부분 각 사찰의 지방학림 출신들이었다. 이들은 본적에 따라 지방으로 내려가 만세운동을 추동했다불교계 3.1운동의 시작과 끝은 지방학림이었고, 김룡사의 만세운동도 이 같이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발표한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통도중의 민족교육과 폐교사건3.1운동 후에도 지방학림이 항일민족운동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분석했다.

1934년 개교한 통도중학교(통도사 전수학원)1941년 교사 2명이 학생들에게 민족교육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돼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일제에 의해 폐교된다.

김광식 교수는 일제 황민화 정책이 강화되던 시기에 발생한 이 사건은 사찰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특이한 항일 운동사 단면이라며 구속된 두 명의 승려 교사는 정부로부터 독립운동 포상을 받았다. 이사 건은 이제 불교독립운동사 범주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세미나에서는 ‘3.1운동 이후 불교계 항일정신의 계승(김경집)’, ‘불교계의 대한민국임시정부 참여와 지원활동(이동언)’ 등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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