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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각성 스님과 국일암·소장 문화재 가치 재조명 돼야”

  • 교계
  • 입력 2021.11.18 17:48
  • 호수 1610
  • 댓글 0

불교사회연구소, 11월17일 학술세미나 개최
국가 재건과 불교 중흥 기틀 마련한 선지식
“국일암 ‘벽암존자진영’, 진영 가운데 유일본”

국가 재건과 불교 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벽암각성 스님의 업적을 알림과 동시에 스님의 주석처였던 해인사 국일암과 소장 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재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가 11월1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국토의 재건, 산문의 재건-국일암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활동과 민족문화유산 보존활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벽암각성 스님은 17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사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 싸우기 위해 승군을 이끌고 한양으로 진격한 스님은 남한산성을 축성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인조 임금으로부터 ‘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라는 존호를 하사받았다.

임진왜란 이후 벽암각성 스님과 문도스님들은 지역의 산성 및 사고(史庫) 수호와 승군 활동, 사찰 복원 작업, 불서 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가 재건과 불교 중흥의 기틀을 다져갔다. 또 스님이 직접 저술한 ‘석문상의초’는 불교 상례집으로 조선후기 불교문파 형성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세미나에서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명법 스님은 ‘벽암각성 스님의 생애와 업적’을 통해 “선교겸수 및 삼문수행, 이력과목과 각종 의례 그리고 사자상승의 법맥에 이르기까지 스님이 다져놓은 승가의 기틀은 오늘날까지 한국불교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종단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그의 업적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김미경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벽암각성 스님의 주석처인 국일암과 봉안돼 있는 문화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분석했다. 김 위원은 “국일암의 ‘벽암존자진영’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스님의 진영으로는 유일본”이라며 “이 진영은 승병장으로서 벽암 스님의 강직함과 관조하는 수행자로서의 면모를 함께 찾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일암은 영골을 봉안한 부도가 있고 진영을 모신 영당으로서 조선 말기까지 제향을 하며 기능을 수행한 곳이지만, 벽암각성 스님의 입지와 위상에 비하면 현재 국일암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며 “부도전의 안내판도 설치해 일반인의 애해를 돕고, 영당으로서 국일암 인법당의 건축학적 위상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양란 이후 벽암각성의 불교중흥’을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조선후기 문파의 형성과 불교 상례 정비의 의의-부휴계의 석문상의초와 석문가례초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또 최연식 동국대 교수, 손성필 조선대 교수, 이종수 순천대 교수, 이희정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지정토론을 맡았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

세미나에 앞서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 스님은 “벽암각성 스님은 조선후기 호국불교의 중심이 되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불교문화의 중요한 토대를 형성했음에도 널리 알려지지 못해 늘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이번 세미나는 17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 벽암각성 스님을 되새기고, 그 유풍과 유물의 보존을 위해 향후 이뤄야 할 과제와 전망에 대해 깊이 이야기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도 치사에서 “그동안 충분히 밝혀지지 못했던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 호법의 자취가 생생하게 전달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파급돼야 한다”며 “이로써 불교가 억압받던 시대에 국가 위기상황을 맞아 종교적 가치와 대의적 신념을 함께 지키며 민족공동체를 보호하고 불교종단을 재건해낸 호국 의승들의 헌신을 다시금 기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10호 / 2021년 11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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