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회연구소, 11월17일 학술세미나 개최
벽암각성 스님 호국호법 활동·유산 가치 재조명
김미경 위원 “암자 내 현존 유일 진영 매우 귀중”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는 11월 1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국토의 재건, 산문의 재건:국일암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활동과 민족문화유산 보존활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는 11월 1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국토의 재건, 산문의 재건:국일암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활동과 민족문화유산 보존활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호법 활동을 통해 주석처였던 국일암과 소장 문화재에 대한 가치를 조명하는 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는 11월 1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국토의 재건, 산문의 재건:국일암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활동과 민족문화유산 보존활동’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불교문화유산 국가지정문화재 확대 방안’ 연구사업으로 진행된 이날 세미나는 벽암각성 스님의 업적을 기리고 국일암에 보존돼 있는 문화재를 재조명한다는 점에서 준비단계서부터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벽암각성 스님(碧巖覺性, 1575년 선조 8년~1660년 현종 1년)은 17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사다. 병자호란 때 청나라와 싸우기 위해 승군을 이끌고 한양으로 진격했고 이후 남한산성을 축성한 공로로 인조 임금으로부터 ‘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라는 존호를 하사받았다. 임진왜란 이후 각 지역의 산성 및 사고(史庫) 수호와 승군 활동, 사찰 복원 작업, 다양한 불서 간행 등의 활동을 통해 조선 후기 불교계 중흥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해왔다. 때문에 이날 세미나는 벽암각성 스님의 활동과 그 흔적을 찾는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날 김미경 문화재청 감정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가야산 해인사 산내 암자인 국일암(國一庵)은 벽암각성 스님이 왕에게 하사받은 시호를 딴 것이다. 스님의 주석처이자 입적 후 영당(影堂)으로 운영돼 왔다.

국일암의 ‘벽암존자진영’은 현재까지 남아 있는 벽암 스님의 유일한 진영본이다. 김미경 감정위원은 “제작시기는 1780년으로, 현존하는 많은 고승진영 가운데 앞서는 작품”이라며 “승병장으로서 벽암 스님의 강직함과 관조하는 수행자로서의 면모를 함께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김미경 감정위원은 벽암각성 스님과 그 제자들의 영정, 벽암각성, 부휴선수, 고한희언의 부도탑, 그리고 벽암 스님의 제향을 모신 전각이 원형대로 남아있는 소중한 유적임에도 불구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오랜 세월 그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비록 입적 후 석비는 세우지 못했으나 영골을 봉안한 부도가 있고 진영을 모신 영당으로서 조선 말기까지도 제향(祭享)을 하며 기능을 수행했을 것”이라며 “부도전의 안내판을 설치해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영당으로서 국일암 인법당의 건축학적 위상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명법 스님이 ‘벽암각성 스님의 생애와 업적’을, 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양란 이후 벽암각성의 불교 중흥’을, 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조선후기 문파의 형성과 불교 상례 정비의 의의 : 부휴계의 석문상의초와 석문가례초를 중심으로’를, 김미경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해인사 국일암과 벽암각성 진영(眞影)의 의미’를 주제로 발제했다. 또 최연식 동국대 교수, 손성필 조선대 교수, 이종수 순천대 교수, 이희정 문화재청 감정위원이 지정토론을 맡았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치사를 통해 “세미나를 통해 국가 위기상황에서 종교적 가치와 대의적 신념을 함께 지키며 민족공동체를 보호하고 불교종단을 재건해낸 호국 의승들의 헌신을 다시금 기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당시 축적된 국일암의 유품과 유물들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과 정단한 평가를 통해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길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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