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법스님 불교사회硏 세미나서 강조
남한산성 축성 총괄하는 등 국난극복

불교사회연구소는 11월17일 ‘불교문화유산 국가지정 문화재 확대방안 연구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선교겸수(禪敎兼修)및 삼문수행, 이력과목과 각종 의례, 그리고 사자상승의 법맥에 이르기까지 각성스님이 다져놓은 승가의 기틀은 오늘날까지 한국불교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해인총림 해인사 국일암 감원 명법스님은 조선 중후기 활동한 벽암각성(碧巖覺性, 1575~1660) 스님의 재조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명법스님은 11월17일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스님)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불교문화유산 국가지정 문화재 확대방안 연구 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세미나 주제는 ‘국토의 재건, 산문의 재건 - 국일암 벽암각성 스님의 호국활동과 민족문화유산 보존활동’이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명법스님은 ‘벽암각성 스님의 생애와 업적’이란 발표에서 “이러한 업적에도 불구하고 종단적으로나 국가적으로 각성스님의 업적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면서 “(각성스님이) 물려준 유형무형의 소중한 유산들을 재조명하고 그 의미를 오늘의 현실 속에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조17년(1584) 화산암에서 출가한 각성스님은 임진왜란에 참전하고 이후 송광사, 봉은사, 해인사, 법주사, 화엄사, 쌍계사 등에 주석하며 중창불사를 통해 사격(寺格)을 일신했다.
 

해인총림 해인사 국일암에 소장되어 있는 벽암각성 스님 진영.
해인총림 해인사 국일암에 소장되어 있는 벽암각성 스님 진영.

후학양성 강학체계 정비 등 불교발전
김미경 위원 “국일암 벽암 진영”유일

또한 팔도도총섭으로 남한산성 축성을 총괄하고 승영(僧營) 사찰 9곳을 신증축했다. 해인사 수다라장과 법보전 중수에 참여하고, 완주 송광사 중창과 적성산성및 적성사고를 중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후학 양성, 불서 간행, 불교의례 정비, 강학체계 정비 등 불교발전에서 헌신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미경 문화재청 감정위원은 ‘해인사 국일암과 벽암각성 진영의 의미’라는 발표에서 “국일암의 ‘벽암존자진영’은 현재까지 남아있는 벽암스님의 진영으로는 유일본”이라면서 “법주사, 화엄사, 송광사에도 봉안했을 것이나 현재는 국일암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작시기에서도 현존하는 많은 고승 진영 가운데 1780년으로 앞서는 작품”이라며 “승병장으로서 벽암스님의 강직함과 관조하는 수행자로서의 면모를 함께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란 이후 벽암각성의 불교중흥(오경후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조선후기 문파의 형성과 불교 상례 정비의 의의 - 부휴계의 <석문상의초>와 <석문가례초>를 중심으로(김용태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 등의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이에 앞서 운문스님(백년대계본부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개회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각성스님은 호국뿐만 아니라 호법(護法)에도 원력을 세워 양란(兩亂)으로 피폐해진 사찰과 불교 교세의 재건에도 큰 업적을 이루었다”면서 “그동안 충분히 밝혀지지 못했던 벽암각성 스님의 자취가 생생하게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파급되어야 할 것”이라는 내용의 치사를 전해왔다.
 

학술대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학술대회가 끝난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해인총림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도 “평소 벽암각성 스님의 국가적, 불교사적 공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던 차에 불교사회연구소에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반가웠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국가수호와 불교문화 보존을 위한 벽암각성 스님의 업적이 불교계 안팎에 널리 알려져 조선후기 불교계가 국가에 기여한 공적과 불교문화의 가치들이 다시 조명되고 선양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격려사를 보내왔다.

불교사회연구소장 원철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벽암각성 스님과 그 문도의 구국활동과 불교문화유산 보존활동은 조선후기 호국불교의 중심이었다”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불교문화의 중요한 토대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17세기에 벽암각성 스님이 주석한 해인사 국일암(國一庵)은 암자 이름이 존호인 ‘국일도대선사(國一都大禪師)’에서 유래했다. 또한 진영, 부도, 제향 전각 등을 봉안하어 벽암각성 스님과 인연이 깊은 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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